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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돼지발정제, 사람에겐 무용지물2015-07-21
작성자 : 한지엽원장조회수 : 14937

암컷 나방은 어둠 속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 수컷들은 잘도 찾아 날아든다. 암컷의 몸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의 향기에 이끌려 모여든 것.

비단 곤충뿐만 아니라, 인간도 체취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남성 겨드랑이의 땀을 면봉에 묻힌 뒤 그것을 생리불순 여성에게 하루 세 번 냄새를 맡게 했더니 몇 달 만에 월경주기가 정상으로 돌아온 실험 사례도 있다.

과연 성페로몬은 존재하는 것일까. 만일 성페로몬이 있고, 그것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그 향기로 어떤 사람이든 유혹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상당한 고등동물인 돼지에게는 명백한 성페로몬이 있는데, 암컷 돼지에게 ‘5-α 안드로스테놀’이라는 물질의 냄새를 맡게 하면 수컷을 갈망하며 곧바로 교미 자세를 취한다. 이 물질은 수컷 돼지의 타액 속에 들어 있는 것으로, 모 탤런트의 ‘최음제’ 발언으로 관심을 모은 ‘돼지 발정제’를 만드는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실제로 성인용품점 등에서 판매하는 ‘이성을 유혹하는 페로몬 향수’라는 제품의 상당수에 이 돼지 발정제의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물질이 돼지가 아닌 사람을, 더구나 여성을 유혹하는 데 효과적이거나 섹스 욕구를 부추긴다는 증거는 없다.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의 말을 들어봐도 구토와 두통 등을 유발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사실 이 물질은 사람의 겨드랑이 등에서도 분비되고, 또 버섯 속에도 고농도로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만약 돼지 발정제가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면 버섯전골을 먹은 남자를 보고 여자들이 성욕에 몸부림쳐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지만 버섯전골집에서 밥 먹다가 몸부림치는 여자는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것이 그토록 ‘약발’이 좋다면 러브호텔 옆에는 버섯전골집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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